이용자 권리와 종사자 안전, "대립 아닌 함께 지켜야 할 가치"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5회 작성일 26-10-15 11:25본문
복지시설 이용계약서에 서비스 범위·권리와 책임·위기 대응 기준 담아야
한국지체장애인협회·한국법령정책연구원, 국회서 정책토론회 개최

'복지시설 이용계약의 개선과 서비스 제공자의 권익증진을 위한 정책토론회' 기념사진.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임보희 기자] = 복지시설 이용계약을 정비해 이용자 권리와 종사자 안전을 함께 지키자는 논의가 국회에서 열렸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지장협)와 한국법령정책연구원은 10월 6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복지시설 이용계약의 개선과 서비스 제공자의 권익증진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장애인복지법」을 비롯한 사회복지 관련 법률은 이용자의 권리를 상세히 규정하고 있지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사자의 권한과 의무는 거의 다루지 않는다. 그 사이 현장 종사자들은 반복되는 민원과 갈등, 폭력에 노출되고 있으며, 이는 소진과 이직으로 이어져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서울시복지재단의 2022년 실태조사에서는 사회복지종사자의 96.3%가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토론회는 법 개정에 앞선 1단계 작업으로,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장애인복지시설 이용계약을 정비하고 이를 사회복지시설 전반으로 넓혀 가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 폭언·폭력과 분쟁 등에 노출되는 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한 지원체계 마련도 주요 과제로 다뤄졌다.
황재연 지장협 중앙회장은 개회사에서 “시설 종사자가 안전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이용자에게 지속적이고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용자의 권리와 시설 종사자의 권익은 서로 대립하는 가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정책발표는 정태윤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첫 번째 주제에서는 복지시설 이용계약의 역할과 기준을 다뤘다. 이진기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용계약을 시설과 이용자, 종사자의 권리와 의무를 구체화하는 장치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계약 체결 전부터 서비스 이용과 종료까지 이어지는 기준을 마련하고 시범계약서나 약관 형태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백경일 숙명여자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서비스 범위와 협조 의무, 위험 발생 시 조치, 이용 종료 절차 등을 계약서에 명확히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계약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비해 전문 행동지원과 인력 배치 등 서비스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고 짚었다.
기영남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국장은 협회가 운영을 지원하는 87개 시설의 이용계약서와 민원·위기 사례를 조사한 뒤 모범계약서를 시범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법률·노무·심리 지원과 외부 전문가 검토, 지역 협력체계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시설 이용계약의 개선과 서비스 제공자의 권익증진을 위한 정책토론회' 진행사진. ⓒ소셜포커스
두 번째 주제에서는 서비스 제공자 권익증진 방안이 논의됐다. 이홍렬 부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행 법제에서 빠진 부분을 짚었다. 「사회복지사업법」에서는 시설장과 종사자가 지닌 권리와 책무를 선언 수준으로만 규정하고 있으며, 법률마다 ‘보호자’ 범위가 달라 「민법」상 법정대리인과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이용자에게 책임능력이 없을 경우 시설과 종사자가 감독자로서 손해배상 책임을 홀로 떠안을 수 있어 종사자 서비스 의욕을 떨어뜨리고 현장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대안으로 보호자 범위, 이용 전 설명 책무, 이용 제한 기준, 계약 위반 시 대응, 부가서비스·보험 가입 등을 담은 모범 이용계약서를 제시했다. 그는 “이용계약서 규범화는 이용자 이용권을 제한하려는 취지가 아니라 이용권과 자기결정권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제공자와 이용자 모두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단기 과제로 안전권 보장 매뉴얼을 마련하고 중·장기 과제로 관련 법과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서 제철웅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문제 원인을 다른 각도에서 짚었다. "대부분 사회복지서비스가 국가·지자체 재정으로 제공되는 만큼 민간기관은 국가 사무를 대행하는 주체로 봐야 하며, 이용자와 제공자 간 계약뿐 아니라 서비스제공자단체와 국가·지자체가 바로 계약을 맺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 교수는 서비스 기준과 인력, 비용을 함께 정하는 독일 협의 구조를 사례로 들었다.
이선덕 용인시처인장애인복지관 관장은 "이용자 간 폭행, 반복되는 도전 행동에 따른 이용 중단 갈등 등 현장 사례를 소개하며 기관이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아 부담이 개별 기관과 종사자에게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 확보와 분리부터 피해 종사자 회복지원까지 이어지는 표준 대응절차와 변호사·노무사·심리상담가 등으로 꾸린 ‘종사자 위기대응단’ 구축을 제안했다. 또 "발달장애인 배상책임보험을 용인시에 제안한 사례를 소개하며 지역사회가 위험을 함께 나누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부장애인직업재활시설 이용인 보호자 우혜경 씨는 “종사자가 안전해야 우리 자녀도 안전하다”며 보호자 목소리를 전했다. 그는 “선생님이 다치고 지쳐 현장을 떠나면 그 빈자리는 결국 우리 자녀들에게 돌아온다”며 발달장애 전문 상담인력 상주, 활동지원사 실습 중심 교육, 시설 보건 기능 활성화, 직업재활시설 훈련생·근로장애인 급여 현실화 등을 요청했다. 이어 이용계약서에 담긴 이용 규칙과 제한 기준을 “이용자를 제재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모두가 안전하게 지내기 위한 약속”으로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장협 산하 31개 기관으로 구성된 장애인복지관협의회는 위기 상황 발생 시 기관이 전문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위기대응 지원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장협은 이날 제시된 의견을 토대로 장애인복지시설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모범 이용계약서와 현장 지원체계 마련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출처 : 소셜포커스(socialfocus)(https://www.socialfocus.co.kr)
관련링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